우리를 닮은 이 계절이 잠시 곁에 머물다 가고 네 어깨에 내려앉은 두 빛은 금세 흩어졌어 잎이 부서지는 소리에 해사한 네 숨결을 그려 두 눈을 감고 그저 바람이 되려 해 반쯤 열린 창은 남기고 떠날게 아직 잠든 새싹 같은 널 두고 눈에 익은 풍경 속 그늘은 짧아지고 난 흐려질 테니 가끔은 길을 틀어 거릴 지나 봄의 끝에 네 발자국 쉬어가면 돼 남은 이름도 없이 잊혀져도 웃어줘 여름의 끝에서 내 곁에 곤히 잠든 너를 가만히 보다 알게 된 건 어떤 맘은 사랑이라는 말에 담을 수 없단 것 매미의 울음 들려오면 나도 살포시 거기 숨어 가까워지는 흙내음 안고 떠나가 말갛게 날 비운 품엔 널 채우고 다 못 건넨 말들은 놓아두고 이젠 멀어지는 길 처음처럼 의연히 난 걸어갈 테니 가끔은 문을 열어 그 시간에 하나둘씩 네 발걸음 옮겨보면 돼 흩어져 가더라도 넌 그대로 피어봐 여름의 끝에서 이 계절 돌아오면 눈물은 흘리지 않길 내 흔적에 너의 웃음을 영원히 간직할게 언제나 소중한 네게 가끔은 창을 열어 바람 속에 서로였던 그 온기를 느껴보면 돼 기억하지 않아도 남은 향은 물들어 여름의 끝에서